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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전략과 실용의 외교를 이끈 협상가

jjpapa0002 2025. 5. 10. 23:35

 

김현종 전 외교안보보좌관은 단순히 외교 라인의 인물로만 보기에는 아까운, 복합 전략가의 면모를 가진 인물이다. 특히 미중 간 패권 경쟁과 한일 갈등이 격화되는 국제 정세 속에서, 그는 실용주의와 전략적 균형감각을 바탕으로 한국 외교의 실제적 방향을 제시해온 대표적인 실무형 리더였다.


미중 사이, 현실을 꿰뚫는 전략적 균형

김 전 보좌관이 오랜 기간 강조해온 것은 **‘전략적 자율성’과 ‘균형 감각’**이다. 미국과의 안보 동맹은 유지하되, 중국과의 경제 관계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은 단순한 중립이 아니라 복합 현실을 기반으로 한 외교 전략에 가깝다.
실제로 그는 한미 FTA 재협상 당시 미국 측의 강한 압박에도 차분한 논리와 전략적 카드를 통해 한국의 이익을 방어했다.

그는 한국이 특정 진영에 일방적으로 기대기보다는, 미중 갈등이 장기화될 것을 전제로 한 복합외교 노선을 강조해왔다. NSC 근무 당시에도 이 같은 인식은 반영되어, 군사적 위협 대응을 넘어 공급망, 기술 패권, 경제적 의존도 등 비전통적 안보 요인을 포함한 통합 전략을 이끌었다.

김현종이 말하는 ‘안보’란 결국 총성 없는 전쟁의 시대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한다. 단순한 무기력 외교가 아닌, 각 분야의 연결점을 조율하는 종합적 시야를 필요로 하는 셈이다.


감정 아닌 이익, 전략 아닌 이념

김현종의 외교 철학을 요약한다면 ‘감정보다 이익, 이념보다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늘 외교는 ‘기술’이라고 말해왔다. 상대의 입장을 읽고, 자신에게 유리한 흐름을 만들 수 있는 실전 감각과 협상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외교관 출신은 아니지만 통상교섭본부장, 외교안보특보 등 굵직한 외교 실무를 맡으며 현장형 협상가로서 신뢰를 구축해왔다. 이념적 구호보다는 현실에 기반한 실리 외교를 추구했고, 이는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 체계, 특히 NSC 중심의 조율 시스템과도 잘 맞아떨어졌다.

그는 또 외교란 대외적 계산 못지않게 국내 여론과 정치 환경까지 고려해야 하는 복합 전략임을 강조한다. 정책 수립은 결국 국내의 지지를 동반해야 실현 가능한 법이기 때문이다.


한일 외교, 강경 아닌 구조적 대응

한일 간 갈등 국면에서 김현종은 **‘원칙 있는 현실주의’**로 평가받았다. 강제징용 배상 문제, 일본의 수출규제 등에 대응하면서도 단순한 강경 대응을 넘어서 장기적인 산업 전략과 연결된 외교적 프레임을 그려냈다.

그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자립 전략을 통해 단기 외교 대응을 넘어 산업 체질 개선까지 염두에 둔 접근을 선보였고, 이는 한일 갈등을 기회로 전환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협상 테이블에서도 그는 감정적 맞대응을 자제하고, 상대의 시간표와 약점을 읽는 분석력을 바탕으로 주도권을 잡는 데 주력했다.

‘양보’보다는 ‘합리적 타협’의 틀을 유지하며, 원칙과 유연함을 동시에 견지하는 태도는 외교 실무에서 매우 중요한 교과서적 사례로 꼽힌다.


외교는 기술이다

김현종은 대한민국 외교가 처한 복잡한 현실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다. 이념에 기대지 않고,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며, 철저히 국가 이익과 전략을 우선시하는 그의 관점은 앞으로의 외교안보 환경에서 더욱 빛날 수밖에 없다.

그가 보여준 외교 방식은 ‘원칙 있는 실용주의’로 요약된다. 미중 사이의 줄타기, 일본과의 갈등 조정, 기술 패권과 공급망의 대응까지, 김현종은 이론이 아닌 실제 외교 현장 속에서 검증된 전략가다.

앞으로 외교안보 분야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그의 사례를 통해 단순한 이론을 넘어선 현장의 디테일과 복합 전략을 함께 배워야 할 것이다.